미술기행 (2)

박환희 개인전 <YOU MAKE ME FEEL HAPPY>

2021년3월12일(금) - 3월22일(월)

갤러리 담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 72)


【글,사진=신수안, Artist Sooan Shin】다소 찬 바람이 부는 봄 일요일, 삼청동과 안국동 주변을 걷다 눈길을 끄는 발랄한 그림을 한 점을 보았다. 박환희 작가의 <여름 바다의 문어>였다. 나에게 문어는 꽤나 징그러운 바다생물인데, 이와 다르게 그림 속 문어는 귀엽고 발랄해서 작가의 예술세계가 자못 궁금해졌다.

박환희 작가의 그림은, 어린아이가 작은 손으로 오밀조밀 일기장에 그렸을 법해서 동화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그림의 풍채와 그 안에서 느껴지는 소소하면서도 귀여운 분위기가 관람객의 언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는 듯하다.

▲여름바다의 문어,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53x46cm, 2020

▲선물,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53x46cm, 2021

박환희 작가는 일상에서 경험한 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이것에서부터 그림을 시작한다. 어떤 틀에 맞추어서 형식이나 표현 방법에 따라 그림을 맞추기보다는 사소하고 모호한 순간이 잘 표현되는 형식을 찾아 그림으로 남긴다.

특히 이번 전시, ‘YOU MAKE ME FEEL HAPPY’에서는 작가가 지난 1년 동안 코로나 시국으로 인한 혼란스럽고 힘든 하루하루 속에서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의미와 동시에 가족과 보내는 일상에서의 행복을 찾아가려고 했던 노력이 돋보인다.

“두 아이의 엄마인 나는 아이들과 더 열심히 놀고, 더 많이 보고, 더 깊이 느끼고, 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놀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아이들의 시각은 나보다 더 원초적이고 감정의 폭이 더 넓고 풍부함을 느낀다. 아이들과 같이 할 때 내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발견하게 되고 작은 것에도 감탄하게 된다. 아이들은 해가 지나 나이가 한둘 많아지면 마냥 좋아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빨리 크는게 아쉽게 느껴졌다. 같이하는 아이의 시각과 감성과 생각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 아쉬운 마음에 같이 나눈 경험들을 그림으로 기록했다. 답답하고 힘든 시기에 "You make me feel happy"라고 주문을 외우듯 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며 때로는 익숙한 순간을, 때론 낯설지만 행복했던 순간들을 기록했다. “

- 박환희 2021.02

▲섬에서의 하룻밤,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62x50cm, 2021


서해에 있는 어느 섬에서 아이들과 깊은 밤을 보낸 어느 날, 별 무리 속 우연히 마주친

별똥별을 본 순간을 담은 그림이다. 달빛에 비친 소나무의 주황빛 줄기와 청아한 파란빛 밤하늘이 아름답다.

갤러리에는 페인팅 외에도 러프하게 찢은 스케치북 종이 위에 수채화 물감으로 자유롭게 그린 재치 있는 드로잉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작은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이는 상황을 담은 그림이 가장 인상적이다. 실제 봉숭아꽃물을 얹은 듯 다홍빛 물감이 투명하고 맑게 발라져 있기 때문이다.

이 그림을 보면서, 나는 박환희 작가에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아이들과의 추억앨범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사진을 인화해서 앨범에 한 장 한 장 꽂아 보관하듯이, 박환희 작가 역시 가족과 함께 보낸 순간을 회상하고 그리면서 아이들과의 즐거운 나날들을 간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그것이 아마도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일 것이다. 갤러리를 들어서는 관람객들에게도 작가의 포근하고 따스한 마음이 전달되어, 그림을 보는 모두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일상이 그려질지 무척 기대된다.


▲전시실

□ 박환희 작가Park Hwanhee 서울 출생 □ 학력 M.F.A.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urchase, U.S.A. (Printmaking) / B.F.A. Parsons School of Design (Painting) □ 전시경력 2020 가족 별자리, 골든핸즈프렌즈, 서울 / 2019 of all the ordinary, Gallery Jacob 1212, 서울 / 2018 북촌 갤러리, 서울/ 2016 Gang Bawang Wang, Workband Gong 기획전, ini gallery, 제주/ 2008 그문화갤러리 기획초대전, 서울/ 2007 THE DRAWING SHOW, gallery FACTORY, 서울/ 2006 the Current, 갤러리 더 스페이스, 서울 / 2005 Razzle Dazzle, kate spade 청담 플래그슆 스토어 오픈 기념 초대전, 서울 / 2005 Pink Dream, space beam 작가자원 프로그램 기획공모, 인천 / 2004 COMO, 도시환경 프로젝트, art space nabi, 서울 / 2004 외침과 속삭임, 사루비아다방, 서울 / 2004 Mail Art, 수유+너머, 서울


【편집=이영자 기자】

출처: 신수안의 미술기행 (2) - 포스트24 - http://www.post24.kr/8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