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LIN> 도윤희 개인전,

갤러리 현대 (서울 종로구 삼청로 14)

2022.1.14.~2.27


봄이 오기 전 2월은 쓸쓸하면서도 설레는 기분이 동시에 드는 오묘한 달이다. 눈이 내리기도 하지만 따뜻하기도 한 2월에는 회화 작품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회화가 마음 한편을 채워 기분을 달래준다고 생각한다. 실재하는 소재나 배경이 밑바탕이 되어 다채로운 해석을 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구상회화와 달리, 추상회화는 감상자 나름대로 그림을 해석하고 바라보는 걸 허용하는 측면이 짙다. 그렇기에 작가의 의도나 생각만큼 감상자가 그림을 마주할 때의 기분과 태도 또한 중요하다. 이렇듯 그림으로 공허한 마음을 채우고 싶었기 때문일까, 나는 도윤희 작가의 페인팅 작품을 보러 삼청동에 있는 갤러리로 발을 내디뎠다.

<Untitled>, 2018, Oil on canvas, 200x150cm

도윤희 작가의 말에 의하면 “나의 작업은, 현상의 배후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이 작가는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나아가 손으로 물감을 뭉개고 찍고 비비고, 때로는 유리병이나 망치 등을 활용해 역동적인 페인팅을 한다. 작가의 육체적 그리기 행위는 눈앞에서 서성이고 아른거리는 색, 형태, 빛을 재빠르게 붙잡기 위한 일이다. 도윤희 작가의 캔버스 안에서 이글이글 생명력을 뱉어내는 물감 덩어리와 자국들은 환상성보다는 어떤 형상에 대한 은유를 내포하는 것 같다. 생소한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휘리릭! 지나가는 것 같으면서도 기억 속 현상을 포착하려는 느낌이랄까. 산수화에 꽃을 심어놓은 듯한 이 작품을 보면서 영국 화가 피오나 래(Fiona Rae)의 페인팅이 떠올랐다. 꽃처럼 보이는 형태가 없음에도 이러한 생각이 든 까닭은, 회갈색인 현재 나의 심정이 곧 다가올 봄을 기다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Untitled>,2016-2018, Oil on canvas, 200x150cm


앞에서 보여준 작품과 이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화면에 세 가지 힘이 느껴진다. 거칠게 흘러넘치는 힘과 응축된 힘, 그리고 은은하게 스며들어 퍼지는 힘이다. 이 세 요소가 그림 안에서 자유롭게 방출되면서 작가만의 그림 언어가 만들어져 재미있다. 이 때문에 작가만의 고유한 분위기가 잘 형성되는 것 같다. 위 작품에서는 가로로 일렁이는 물감 자국 때문인지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모네의 수련이 생각난다. 왠지 진분홍색 연꽃이 두둥실 물 위에 조용히 떠 있는 것 같다. 이뿐 아니라 정원이 비쳐 아른거리는 수면처럼, 그리고 비 오는 날 물웅덩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감상자의 관점에서 이 장면, 저 장면 떠오르는 게 많아 자유롭게 연상하며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추상회화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Untitled>,2018-2021, Oil on canvas, 250x195cm

도윤희 작가 작품에서 특이한 것은, 자기 색을 강렬하게 내뿜는 물감 뭉치들이 그림 곳곳에 배치되있다는 점이다. 다른 부분보다 두껍고 색이 상대적으로 화려해서 이 색 덩어리들이 작품에서 반짝이는 보석 같은 효과를 주는 듯하다. 마치 여성이 귀걸이를 착용했을 때 더 아리땁게 보이는 것처럼, 물감 뭉치 덕분에 그림에 한 번 더 눈길이 가고 주변과 조화로워 보인다. 그래서 위 작품을 봤을 때 글리터(반짝이는 입자) 물감을 그림에 얹은 듯한 착각이 든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모든 작품은 Untitled(무제)라는 이름으로 통일되어 있다. 그래서 전시의 제목이자 여섯 개의 대문자로 이루어진 <BERLIN>에 어쩌면 더 집중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베를린은 작가에게 어떤 도시이고 어떻게 삶과 작업에 변화를 주었던 걸까? 그리고 어떤 이유로 전시 제목을 <BERLIN>으로 짓게 되었던 걸까? 작가 삶의 어떤 지점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베를린’이 지속적이고 매우 강렬하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이번에 도윤희 작가 개인전을 보면서 작가의 심미적 경험이 피워올린 예술성에 취해보았다. 이 덕분에 2월의 내 텅 빈 마음에도 향긋한 냄새를 채워주는 기분이다. 도윤희 작가 개인전은 갤러리 현대에서 2월 27일까지 계속되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직접 가서 감상하면 좋을 것이다.


출처: 신수안의 미술기행 (12) - 포스트24 - http://www.post24.kr/42524


<내일전 : Drag and Draw>

소마미술관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2021.08.13-2022.2.26

【글, 사진 =신수안, Artist Sooan Shin새해를 맞이해서 올림픽 공원에 있는 소마미술관에 다녀왔다. 소마(SOMA)미술관은 서울 올림픽 뮤지엄 오브 아트(Seoul Olympic Museum of Art)의 약자로,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2004년 9월 개관한 대중 지향적 문화예술공간이다. 이 미술관은 2006년에 드로잉 전문기관을 개관한 이래로 젊은 작가들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소마드로잉센터 등록작가 10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내일전_Drag and Draw>라는 드로잉 전시가 열리고 있다.

흔히 우리는 드로잉을 스케치북에 연필로 가볍게 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는 드로잉의 근본적 개념에서 파생되어 나온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드로잉이란 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예술수단으로써 개인의 사고와 의식, 그리고 창작 행위를 온전히 드러내는 매체다. <내일전>은 드로잉의 이런 근본적 의미에서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확장되는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스케치북에 생각과 사고를 연필로 그려낸 일차원적 방식이라기보다는, 작가가 공간 자체를 종이 삼아 본인만의 조형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형식이다. 그래서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처음 가면 ‘이게 내가 알던 드로잉이 맞나?’ 하며 당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들이 다루는 매체와 주제가 각자 다르고 개성이 있어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이 전시를 볼 때에는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는’ 드로잉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봐야 한다는 게 포인트다.


드로잉 박스

이 드로잉 상자 안에 있는 작품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목받는 동시대 미술작가들의 드로잉을 수집한 것이다. 이 공간이 재미있는 이유는, 작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만든 나무 상자 안에 각 미술품이 들어있는 채로 전시되기 때문이다. 박스의 앞, 윗면에 껴있는 투명 아크릴판은 공간과 작품의 조화를 위해 개조된 것으로, 전시가 끝나면 다시 나무판으로 갈아 끼워 보관된다. 수집된 작품 자체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그림들이 나무박스에 담겨 새로운 공간과 조화가 이뤄지는 것에 집중해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소마미술관은 앞으로 해당 박스들을 여러 전시장에 설치해보며 작품의 ‘과정’과 ‘실험적’ 면모를 찾아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류정민, <아인 슈타인: 생각의 생각 #F01>,

자석, 피그먼트 프린트, 스티로폼, 입체 포토 꼴라주,

125x130x123cm, 2018

류정민 작가가 채운 공간은 흔히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완전히 뒤집어 버리는 듯하다. 예를 들면 중력이나 만유인력 등 현재까지 과학적 사실이라고 믿어왔던 것들 말이다. 사진에서처럼 크고 긴 돌이 작은 돌보다 위에 설치되어 있어 마치 작은 돌들이 큰 돌을 받치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사진에는 없지만, 매우 큰 구모양 돌이 천장에 대롱대롱 달려있어 위태로워 보이는데도 떨어지지 않아 중력을 뒤집는 것 같다. 또한, 일반적으로 돌이 자석에 붙는 성질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돌이 검은색 자석에 찰싹 붙어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겉으로는 무거워 보이고 부피가 큰 것에 비해 류정민 작가의 돌 무게는 매우 가볍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이 작가의 작품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진리’라고 여겨지던 것들을 뒤죽박죽 설정해놓은 것 같다. 이게 어떤 생각에서 흘러나온 건지, 그리고 그 생각이 어떻게 탐구 및 발전되어 이러한 씬을 구성하게 된 건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배성희, <정원>,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7

배성희 작가의 작품은 나목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하나하나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두피에서 머리카락 뿌리가 올라온 것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앙상하고 기계적인 정원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원은 도시의 빽빽한 건물 사이 혹은 집 마당 한편에 자리 잡고 있어 지친 정신과 육체를 쉬게 하는 공간이다. 우리에게 휴식을 선사하는 정원이 배성희 작가에게는 황량한 형태로 비추어진 걸까. 어떤 경험들이 계기가 되었을지 궁금하다.

한편, 나무를 표현하는 데 투명필름이 사용되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보통은 뿌리를 땅에 깊게 박고 비바람과 눈에도 올곧게 근본을 유지하는 게 나무인데, 배성희 작가의 나무는 슉! 바람이 살짝 스쳐도 쓰러질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무들이 도시 가로수처럼 가지치기가 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나무들이 자연 숲에서 보는 것들과 달리 우리가 사는 아파트같이 서로 비슷비슷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매우 질서정연하게 보인다. 이렇듯 가냘프고 부자연스러운 흑백의 정원은 생각할 거리가 많아 재미있었다.

심아빈, <시계 방향으로>, 시계, 40×40×4.8cm, 2016

심아빈 작가의 이 작품을 시계 방향대로 읽으면 ‘이또한지나가리라’가 된다. 작품 제목을 몰랐을 때에는 ‘또,라,이’밖에 안 보여서 웃어넘길 뻔했는데 알고 보니 인생의 진리가 담겨있는 작품이었다. 무슨 일이든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마인드를 갖고 임한다면 언젠가는 마칠 것이며, 후에는 꿀 같은 휴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간단하게 보이지만 삶에서 중요한 인내심, 평정심 등을 유희적이고 정적으로 담아내면서, 삶의 풍파를 맞닥뜨릴 때 해결하는 방법을 암시하는 듯하다. 무엇보다 시계라는 일상적 물건을 작품의 소재로 삼아 그 속에 철학을 담았다는 게 가장 신선하다.

런던 캠버웰예술대학교 석사과정에 다녔을 때 페인팅, 조소, 사진 외에 드로잉 전공이 있어서 살짝 놀랐다. 왜냐하면, 당시 나는 드로잉이란 작가가 본인 생각을 손으로 끄적끄적 스케치하거나 아이디어 정리를 하는 것만으로 알고 있어서 굳이 ‘과’가 설치돼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드로잉전공 학생들과 함께 작품전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페인팅 전공생들보다 드로잉 전공생들의 작품이 훨씬 다양한 매체와 개념적인 작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내가 알던 스케치북 드로잉은 아주 제한된 형태였던 것이다! 이러한 소소한 경험을 가진 내게 소마미술관은 드로잉의 본 개념을 정리해주어서 한편으로 희열감을 느꼈다. <내일전>은 2월 말까지고 사전예약은 필요 없다. 예술인 패스가 있으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방문해보면 좋을 것이다.

출처: 신수안의 미술기행 (11) - 포스트24 - http://www.post24.kr/39866


앤디 워홀 <앤디를 찾아서>전,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54, 루이 비통 메종 서울)

2021년 10월 1일~ 22년 2월 6일


“앤디 워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저와 제 페인팅, 영화에 드러나는 모습을 보면 됩니다. 그 이면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앤디 워홀



【글, 사진 =신수안, Artist Sooan Shin찬 바람이 쌩쌩 부는 늦가을날 하루, 서울 청담동에 있는 에스파스 루이비통에 들렀다. 이곳은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중 하나로, 동시대 미술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20세기 작품을 소개하고자 설립되었다. 서울, 도쿄, 뮌헨 등 전 세계 여러 도시에 있으며 컬렉션 소장품 전시와 기획전을 선보여 대중에게 예술과 소통하는 창을 열어주고 있다. 앤디 워홀 전시는 필자가 재작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본 게 마지막이었는데 가까운 서울에서도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두근거리는 마음을 갖고 방문했다. 당시 그곳에는 휘황찬란한 색감의 팝아트와 유명인사를 모델로 한 실크스크린 작품 위주로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번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에서는 워홀의 사진 작업을 비롯해 자화상을 시리즈별로 전시해놔서 다채로운 그의 예술세계를 볼 수 있었다. 앤디 워홀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그는 우리에게 토마토 수프 통조림, 마릴린 먼로 판화 작품 등 팝아트로 잘 알려진 미국 예술가이자 영화감독, 프로듀서다. 페인팅, 판화, 사진, 영화, 조소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예술적 표현과 TV 및 대중매체, 1960년대 유명인사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워홀은 언더그라운드와 동성애 문화도 다루어 사회적, 문화적으로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앤디 워홀의 대표작들은 주로 실크스크린으로 제작되었다. 이것은 판화 기법의 하나로, 천에 미세한 구멍을 낸 후 잉크를 부어 고무 기구로 밀어 누르면서, 구멍 사이에 잉크를 통과시키며 인쇄하는 방식이다. 다른 판화 기법보다 색상이 뚜렷하고 강렬하게 나타난다는 점과 인쇄가 비교적 간단하여 이전부터 상업미술에 빈번하게 사용되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필자가 실크스크린을 배웠을 때 맘에 들었던 것이, 도안 하나로 원하는 만큼 판화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 과정이 간단하다는 점, 그리고 결과물이 비교적 깔끔하다는 점이었다. 앤디 워홀은 이 기법이 하나의 대상을 갖고 매우 쉽고 빠르게 대량 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고, 예술작품을 공산품을 제작하듯이 대량 생산했다. 그에게 미술은 더는 독창성과 창의성의 영역이 아니었기에, 익숙한 것을 들여와 귀족성 짙은 미술을 깨뜨리고 대중예술로 가는 길을 열어 팝아트를 꽃 피웠다.




<Self-Portrait>, Acrylic paint and screenprint on canvas, 274.3x274.3cm, 1986

이 자화상은 워홀의 생애에서 거의 끝자락에 제작된 작품이다. 클로즈업된 얼굴만이 화면을 채우고 있어 데스마스크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정면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지만, 나사가 풀린 듯, 눈에선 텅 빈 공허함이 느껴진다. 검은 화면에 차가운 보랏빛으로 인쇄된 워홀의 얼굴은 비극적이고 무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워홀은 이 자화상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걸친, 파릇한 민낯을 띤 본인의 모습을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또한, 그는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운명에 대해서, 자화상의 방식으로 시대의 초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을 가까이서 보고 있으면 얼굴만 둥둥 떠다니는 공포게임 귀신이 생각난다. 머리라도 차분하게 정리되어 있으면 괜찮았을 텐데, 헝클어지고 곤세워진 머리카락이 워홀의 절망감을 더 강조하는 듯하다.



<Ladies and Gentlemen>, Acrylic paint and screenprint on canvas, 305x205cm, 1975

워홀은 트랜스젠더 여성을 주제로 하며, 드래그적 유머와 이와 관련된 키치적 세계에 애정을 나타냈다. 이 작품은 워홀의 정체성에 대한 고찰을 다룬 초상이다. 여기에는 트랜스젠더 연기자이자 크로스 드레서 (이성의 복장을 입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 중 한 명인 빌헬미나 로스가 등장한다. 흥미롭게도 작품의 모델이 된 사람은 그다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크로스 드레서라고 한다. 작품을 자세히 보면, 여성의 기호라고 여겨지는 긴 인조 속눈썹이나 패턴 있는 스카프, 귀걸이 등이 화려한 색채로 강조되고 있다. 워홀은 작품에서 채도와 색감을 임의로 조절해 모델의 모습을 부각했다.



<Self-Portrait in Drag>, Dye diffusion transfer print (Polaroid),

3 11/16 x 2 7/8 inches (9.4 x 7.3 cm), 1986

이 폴라로이드 사진 작품은 앤디 워홀이 실제로 분장을 하고 촬영한 것이다. 워홀은 드래그(drag)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본인 스스로 이를 직접 행하고 작품으로 남겼다는 것에서 드래그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립스틱을 바르고 눈화장을 하고 긴 머리 가발을 쓴 것이 여성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남성이 여성처럼 보이는 방법론을 탐구했다는 것에 초점이 가 있다. 즉, 여성의 의복을 입은 남성으로서 아름답게 보이는 방식을 탐구하며 자신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함께 연구한 것이다. 왜냐하면 셔츠에 넥타이를 맨 모습을 비롯한 남성 신체가 다 보이게끔 촬영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왼쪽 위 작품과 오른쪽 아래 작품을 비교해보면 피사체의 살결이 매우 환해졌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이는 작가가 얼굴 잡티를 없애는 방법을 발견한 건데 여러 번 드래그를 할수록 살결이나 얼굴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방법을 연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앤디 워홀 전시는 작가의 대표작인 채도가 강한 팝아트 작업보다는 본인의 다양한 면모를 탐구했던 자화상 위주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 제목도 <앤디를 찾아서 Looking for Andy>여서, 작품마다 워홀의 어떤 모습이 담겨있을까 생각하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전시장 바로 옆 공간에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소개와 영상전시와 모던아트 및 동시대미술 작가들의 도록도 있어 관람객에게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이 전시는 내년 2월 초까지 열리며, 도슨트 관람이 가능하니 가기 전에 예약하고 가길 추천한다.

출처: 신수안의 미술기행 (10) - 포스트24 - http://www.post24.kr/36391

Artist Painter Sooan Shin's contextual research